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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자세한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던 합참은 이틀 후 북한이 쏜 것이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북한은 이를 반박하듯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며 탄도미사일을 또 쐈다. 합참은 이날도 오락가락하는 대응으로 혼선을 야기했다.
이 사이 합참에서는 공보실장 자리를 놓고 잡음이 발생했다. 새 공보실장에 보직된 이 모 육군 대령이 전임자인 김 모 육군 대령과 인수 인계를 하는 과정에서 ‘업무부담’을 이유로 재보직 요청을 하면서다. 결국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참모로 인사명령이 났던 김 대령은 합참 공보실장에 유임됐다. 김 대령은 인사원칙에 위배되지만 4년째 합참 공보실장을 맡게됐고 최장수 공보실장이라는 기록도 쓰게됐다.
시쳇말로 인사명령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보직자가 바뀌는 ‘인사 참사’가 발생했다. 군 안팎에서는 ‘인사 군기 문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보직심의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밝힐 수 있었던 이 대령이 인사명령이 난 후 인수 인계 기간에 재보직을 요청한 것 때문이다. 또 재보직 심의 과정에서 이 대령과 김 대령의 보직만 서로 맞바꾼 것도 이해하기 힘들 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말이다. 합참 공보실장 자리를 원했던 다른 대상자들을 포함해 재보직 심의를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합참 공보실장은 육·해·공군 공보정훈병과 장교들이 선망하는 자리다. 군사작전을 총 지휘하는 최고기관의 ‘스피커’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365일 24시간 대기하며 각종 작전상항이 발생하면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자리다. 진급이나 차기 보직에도 유리한 게 현실이다.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스피커 고장’과 ‘인사 참사’의 원인이 누군가의 사심 때문이 아니었는지 꼼꼼히 되짚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