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회원국·지역 중 EU 27개국·한미일·대만 등 참여
중·인도·사우디·브라질·남아공 불참
WTO 사무총장, 우크라 전쟁, 다중 위기 중 하나 지목...러, 비판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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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한 제12차 WTO 각료회의에서 유럽연합(EU)과 29개 국가 및 지역 무역 각료들이 우크라이나 카운터파트와 만나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고, 식량 공급 문제 완화를 희망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일본 아사히(朝日)신문 등이 보도했다.
164개 국가·지역 가운데 EU 회원국 27개국과 한·미·일·대만, 그리고 중남미 일부 국가만 성명에 이름을 올렸고,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로 대(對)러시아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 엄격한 비판이나 제재를 회피하는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참여하지 않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울러 막심 레세트니코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이 발언했을 때 약 30~40개국 대표들이 퇴장했다고 로이터가 밝혔다.
성명은 이번 전쟁으로 곡창지대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등의 수출이 멈춰 세계에서 수백만명이 식량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원과 수출 촉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성명은 러시아를 강한 문구로 비판하지는 않았다고 아사히는 알렸다.
성명 참여국이 적은 것은 WTO 회원국과 지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의 부도덕성보다는 미국과 EU 등 서방측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출 규제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봉쇄 등이 세계 및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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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이날 각료회의 개막 기자회견에서 국제 사회가 맞닥뜨린 전례 없는 ‘다중 위기(polycrisis)’의 하나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면서도 이로 인한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식량 위기에 초점을 맞췄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국제 안보 위기와 보건·경제·환경·지정학적 위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불확실성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뭄·홍수·폭염 등 기상이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관련 공급망 병목 현상과 결합해 전 세계 식량 가격 상승을 초래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품 무역 규모는 전 세계의 3% 미만에 불과하지만 2019년 기준 밀의 25%, 보리의 15%, 그리고 벨라루스를 포함해 비료의 20% 등 주요 식량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35개국이 식품을, 22개국이 흑해 지역에서 비료를 각각 수입하는 등 많은 저·중간소득 국가들이 이 지역에서 식량 및 농업 기자재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