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시장 회복 예상…일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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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 증시 불안 등 대내외적인 환경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데다,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투자 자금이 대거 미국 주식시장과 가상자산으로 이미 옮겨갔기 때문에 자금 수급이 쉽지 않을 거란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공모 일정 조율과 동시에 상장을 내년으로 미루는 차선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0월 15일~11월 15일) IPO 절차를 진행했다가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4곳이다. 이달 들어서만 3곳이 상장을 포기했다. 지난 12일 건축기술 기업 씨케이솔루션이 상장을 위한 충분한 수요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공모를 철회했다. 이달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이 공모가 희망밴드보다 낮게 공모가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트박스글로벌과 동방메디컬도 같은 이유로 상장을 접었다. 지난달 18일에는 IPO 시장의 최대어로 불린 케이뱅크가 과도한 공모가격과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발목이 잡혀 두 번째 고배를 마셨다.
이들 기업이 상장을 철회한 배경엔 최근 공모주 시장 한파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날 폭락하면서 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 한 달간 상장한 새내기주 13곳 가운데 더본코리아(+51.2%)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았다. 지난 12일과 13일 코스닥에 상장한 노머스와 닷밀은 상장일에 각각 -35.8%, -33.8% 떨어졌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내년 초 공모 절차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 최우형 회장이 내년 1월께 재도전할 의사가 있다고 재차 밝힌 상황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가, 공모물량 등 공모구조를 정비해 내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공모가를 내릴지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씨케이솔루션도 수요예측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씨케이솔루션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시장이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내년 1~2월 공모주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수요예측 일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추가 철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의 특성상 대형주들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케이뱅크와 토스가 올해 국내 상장을 포기하면서 분위기가 더 움츠러들고 있다"며 "최근에는 수요예측 이전에 상장 준비를 철회하는 사례도 생겼다"고 전했다.
공모주 시장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 불황에 등을 돌린 투자 자금이 미국 주식시장과 가상자산으로 상당부분 빠져나가면서 자금 수급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더군다나 국내 주식시장이 트럼프 악재에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12일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이 붕괴된 데 이어 15일에는 한 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