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겨냥 공격, 러 혁명·중 문화대혁명서 봤던 것"
"한국 자코뱅식 강경좌파, 소련·프랑스 인민공안위와 같은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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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정치경제 석좌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 데이코베이컨(DACOR Bacon) 하우스에서 열린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대표 그레그 스칼라튜 ) 주최 간담회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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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스타트 석좌는 "1945년 이후 한반도에서 두 차례 내전이 있었다"며 "명백한 내전은 한국전쟁으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또 다른 내전은 열린 사회의 적들(enemies of the open society)과 그 수호 세력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고, 이것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에버스타트 석좌는 윤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 "한국에서 열린 사회의 친구들이 명백하게 보수와 연합하고 있고, 열린 사회의 적들이 야당과 거의 완벽하게 연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모든 야당 투표자가 그런 생각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야당 지도부는 (1789~1794년 프랑스 혁명 때) 자코뱅식 강경 좌파"라고 말했다.
'열린 사회의 적들'은 20세기 자유주의 사상가 칼 포퍼가 전체주의 정치체제의 이념적 허구성과 비도덕성을 통렬하게 비판한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원용한 개념이다.
포퍼는 '열린 사회'가 전체주의에 대립하는 개인주의 사회, 사회 전체의 급진적 개혁보다는 점차적이고 부분적인 개혁을 시도하는 점진주의적 사회라며 이 사회가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체제라고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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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스타트 석좌는 "17~19세기에 서유럽 정치에서 일어났던 경향이 오늘날 한국 입헌 민주주의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프랑스 혁명, 러시아 혁명(1917년), 그리고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에서 봤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련 공산주의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이 '동지여!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듯이 "이 모든 집단적 유사점들(family resembalances)을 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에버스타트 석좌는 "레닌과 스탈린의 소련과 1790년대 프랑스의 인민공안위원회가 모두 같은 (정치적 종의) 가계도를 가지고 있다"며 "이는 레닌이 가장 잘 표현한 것처럼 '우리는 사적인 것은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으며, 국가적인 문제인 한 사적인 것은 없다'는 기본 형이상학이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강경 좌파는 (소련·인민공안위와) 같은 등사판(Memeograph·복사판)에서 나왔다"며 "강경 좌파는 오늘날 (한국의) 야당 상층부에서 매우 강력한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스타트 석좌는 윤 대통령 탄핵 사태가 개인주의적 인권 개념과 전체주의적 인권 개념 지지 세력 간 생사를 건 투
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에서 개인에 기반한 인권 개념을 믿는 (자유민주주의) 집단과 정부만이 세상 모든 남성과 여성, 그리고 어린이에게 조건부 인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믿는 집단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며 "이 투쟁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한쪽이 이기면, 한쪽이 지게 된다"고 말했다.
◇ "북 주민 인권, 북 정권 최대 약점"
로버트 조지프 전 미국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은 "북한이 인권 부정과 핵무기 프로그램을 정권의 두가지 주요 기둥, 생존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북한 정권의 가장 큰 취약점은 주민의 인권을 부정하는 내부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조지프 전 차관은 이어 "인권이 국가 안보를 증진하고, 지킨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권의 중요성과 그 증진이 국가 안보 이익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아시아·태평양전략연구소(EAPS) 부대표는 "한국의 대다수 국민은 레닌의 '사적인 것은 없다'는 생각과 (프랑스·러시아·중국 혁명의) 등사판에서 나온 사람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맥스웰 부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 "북한 주민들이 한국 국민이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탄하고 있다는 보도를 읽고 가슴이 벅찼다"며 "'민주주의는 죽지 않고 더 강해진다'는 말처럼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나쁜 만큼 좋은 점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