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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교원·예산 감축 아쉬워…안전하고 행복한 서울학교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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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5. 02. 28. 06:00

정 교육감, 본지 인터뷰 "미래 교육은 '창의와 공감의 협력교육'돼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인터뷰3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2025학년도 새학기가 다음 달 4일부터 시작한다. 초·중·고교 개학 앞두고 올해는 연초부터 다사다난했다. 그로 인해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다. 정 교육감은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내심 온화한 미소를 유지했다. 그러나 그의 미소 뒤에 숨은 많은 고심(苦心)이 엿보였다.

"지난해까지 학교 안전 문제는 주로 학생 통학로 안전에 관한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비교적 그 문제에 대해선 많은 성과가 있기도 했어요. 그랬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정치·사회적 현안과 관련된 안전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전 초등학생 사건이라던지, 무학여고 화재사건이라던지, 안전이 과거에서 시설과 관련된 좁은 의미의 문제였다면 근래엔 학교 생활 전반에 관련된 문제로 성격이 확대됐다고 생각합니다."

정 교육감은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서울시교육감'으로서 안전 문제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곳이 '학교'라는 울타리였는데, 학교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대형 사건들이 연초부터 발생했다. 정 교육감은 무거운 성찰 속에서 학생들이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서울학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 교육감은 "하늘이양 사건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줬다. 서울시교육감으로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상처로 고통을 겪으실 유가족, 상실감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학교 공동체는 아직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저는 상처받은 분들을 위한 위로와 함께 학생, 학부모, 시민들께서 지니고 계실 학교 안전에 대해 우려를 조속한 시일 내에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1일 긴급비상대책회의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에 대해 즉시 아동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등교불안 등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가까운 Wee센터에서 언제든지 상담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신학기 학교 학사 준비 상황을 파악해 교내·외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부족한 부분은 즉시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무거운 성찰 속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학교 안전 넓은 시각으로 긍정적 접근해야
지난 15일 성동구 무학여고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은 학교 시설 노후화와 학생 안전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였다. 이 사건으로 학교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 확보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정 교육감은 당시 소식을 접하자마자 현장을 즉각 방문해 안전을 점검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이후 신학기에는 지역 모든 학교 시설물을 점검해 안전 위험 요소를 확인하고 있다.

실제 정 교육감은 26일 오후 강동구 둔촌초등학교와 하남 위례초등학교 현장을 꼼꼼하게 돌아보며 안전 저해 요인 점검했다. 정 교육감은 현장에서 "3월 4일 입학식 전까지 안전 저해 요인을 점검·보완하고, 이미 완료된 부분에 대해서도 한번 더 살펴 개교에 차질이 없도록 정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인터뷰4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정 교육감은 올해 학교 시설물 관련 예산이 삭감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정 교육감은 "교육청 재정 악화는 노후시설 개선비, 학교 안전예산의 감축으로 이어져 교육환경이 저하가 우려되며, 새로운 교육 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교육청은 자체 세입 재원이 없다. 교육청 세입의 98%가 교육부나 서울시가 이전해주는 예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세출의 76%가 인건비, 학교 및 기관운영비 등 경직성 경비"라고 했다.

정 교육감은 이어 "더욱이 고교 무상교육 경비 부담 특례 조항 연장안은 정부의 거부권 행사로 올해 1850억원 세입 확보가 어렵게 됐다. 올해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 일몰, 내년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일몰이 예정돼, 이에 따른 전입금이 각각 4507억원, 2515억원이 감축될 것으로 보여, 교육재정의 어려움은 가중될 예정"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긴축 재정을 위한 정책사업 정비, 신규사업 억제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재정안정화기금 사용 확대를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 중이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교육재정 안정적 확보를 위한 근본적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 적정 교원수 확보는 미래 교육환경이 요구하는 필수요소
정 교육감은 인터뷰에서 '교원 감축 문제'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권 감축으로 학교 현장에 혼란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밀학급 등 교원 감축에 따른 여러 가지 부담이 일선 학교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해 서울시교육감으로서 크게 미안함을 표했다.

정 교육감은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정원이 계속 줄고 있으며 올해 서울시교육청의 교사 수 정원도 크게 감소했다. 더욱이 현재 학생 수가 줄어드는 속도에 비해 교원 정원 감축 속도가 너무 빨라 현장의 안정적인 교육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어렵다는 목소리가 너무 큰데, 교원 선발권을 교육감이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012년생(흑룡띠)의 중학교 입학으로 학생이 6411명 증가가 됐지만 교원 정원은 감축돼, 학급수 감축으로 인한 과밀학급 발생, 학급당 학생수 증가, 교사 1인당 학생수 증가 등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정 교육감은 "학교는 이전과 달리 학생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 격차 완화를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등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환경 마련을 요구 받고 있어, 적정 교원수 확보는 이를 위한 필수요소"라며 "교육부도 시대의 변화에 맞는 교원 정원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시·도 교육청에 교원 정원 산정을 위한 일부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원 감축으로 인한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문제도 제기된다. 교사 개인의 인권 보호, 교육공무직 등 다양한 직종 종사자들의 인권 보호가 강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위해 교권 보호관련 법안 추가 재·개정 제안을 고려 중이다.

정 교육감은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입법 추이를 지켜보면서 교육공동체 모두의 인권 증진과 교육활동 보호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법적 기반 마련 노력 외에도 선생님들이 긍지를 갖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활동 보호 신속대응팀인 SEM119의 기능을 강화해 교육활동 침해 시 초기 대응부터 원스톱으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교육감은 서울교육과 학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해 교사가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인터뷰2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AI교과서 운영 개시
올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정 교육감은 직접 학교 현장을 찾아 준비상황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고교학점제가 교육격차를 더 키우고, 기초학력 수준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정 교육감은 "학교 여건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학생수가 많고 교사수가 많은 학교는 그렇지 않은 학교에 비해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학교 여건에 따른 차이를 줄이기 위해 우리 교육청에서는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교 내 정규 교원만으로 개설하기 어려운 선택과목의 경우 외부 강사를 채용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선택과목 강사비를 지원한다. 또 원하는 과목이 소속 학교에 개설되어 있지 않다면 그 과목을 개설한 다른 학교에서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에서 선택과목을 수강하는 공유캠퍼스의 경우 2024학년도에 51개교에서 125과목이 운영됐다. 공유캠퍼스 거점학교는 43개교에서 128과목의 과정이 진행돼 총 2358명 이수했다. 2025학년도에는 공유캠퍼스 54개교, 거점학교 45교로 운영을 신청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정 교육감은 기초학력이 저하 우려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정 교육감은 "과목 이수기준을 충족해야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생들은 과목 이수기준인 최소 학업성취율에 도달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될 것"이라며 "또 학교에서도 과목 이수기준에 미도달 할 것으로 예상되는 학생들에게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를 실시한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는 학교의 책임교육을 더욱 강화해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올해 새학기부터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도 추진한다. 정 교육감은 AIDT 도입을 놓고 교육부와 입장 차를 견지해왔다. 정 교육감은 교과서는 한 번 만들면 연 단위로 사용해야 하는데, AI는 매우 빠른 속도로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어 교과서 형식이 가능한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여기에 구동 체계, 콘텐츠의 질, 교사들의 역량, 시설·비용문제 등 여러 쟁점이 해결이 되지 않아, 반대하는 학교 현장이 있다. 정 교육감은 "우리가 최초로 AI 교과서를 도입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약간 무모한 요소도 있어, AIDT 도입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면서 "지역 내엔 약 25% 정도의 학교가 AIDT 시범 도입을 신청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7개 학교를 AIDT 연구학교로 지정해 교육 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인터뷰7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의대 정원, 중등교육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의정갈등에 따른 의대 쏠림 문제는 학생들의 진로 진학지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 교육감은 "향후 의대 정원 문제는 중등교육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기회가 확대되기도 하지만, 교육과정의 안정적 운영이 저해되거나 특정 과학 과목 선택 쏠림이 강화되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정 교육감은 "학생들의 진로가 특정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꿀 수 있도록, 서울시교육청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의대 쏠림 현상이 계속 이어지면 학문과 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해 모든 학생이 저마다 꿈을 실현하려면 교육청만의 노력으론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와 사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만 학생들이 특정 진로로 쏠리는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의대 쏠림 현상이 증폭되면 대학교육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N수생이 늘어나고, 사교육비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정 교육감은 사교육 심화로 교육격차가 가속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정 교육감은 "학부모님들이 사교육을 찾는 큰 이유는 선행학습과 심화학습에 대한 요구라고 보여진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과열 경쟁을 유발하는 대입제도나 사회·경제적 지위 양극화 현상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당장 공교육 기관에서는 심화학습에 대한 요구는 어느 정도 소화해야 하며, 이와 동시에 불법 사교육 기관 근절, 부당광고 모니터링 등 사교육 부조리 근절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감·창의 '협력교육'으로 주도적인 삶 길러줄 것
"미래는 어느 때보다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힘은 답이 정해진 문제풀이 교육이 아닌 다양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창의와 공감의 협력교육을 통해서만 기를 수 있다."

정 교육감은 올초 신년기자회견과 서울교육 신년인사회 등에서 "지금은 배타적이고 과도한 경쟁교육의 한계를 직시하고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할 때"라며 협력교육의 필요성을 잇따라 강조했다. 주변을 두루 살피는 넓은 시선으로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돌아볼 때만 창의성이 고양되고, 옆자리 친구를 제쳐야 할 경쟁자가 아닌 함께 문제를 풀어갈 동반자로 여길 때 공감의 힘이 자란다는 것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인터뷰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강동구 둔총초등학교 학교시설 안전점검을 위해 떠나기 전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이날 정 교육감이 협력교육의 일환으로 추진한 서울지역학습진단성장센터가 서울 동구로초등학교에 문을 열었다. 서울지역학습진단센터는 정 교육감이 취임 후 단행한 1호 결재로 '모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센터는 기존 서울지역학습도움센터의 진단·지원 기능을 강화해 난독, 난산, 경계선 지능 학생을 심층 진단하고 대학 등 유관 기관의 도움을 받아 학생들의 기초학력 신장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올해 4개 권역별로 시범 운영한 뒤 2027년까지 25개 자치구로 전면 확대한다.

정 교육감은 "서울의 교육은 성별, 소득, 언어, 종교, 문화 등 다양성이 확대되고, 학력의 양극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기초학력을 바라보는 시선과 개념이 변화되면서 집중 지원이 필요한 난독·난산·경계선지능 및 복합요인으로 인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며 "기초학력 보장은 단순한 학력 신장이 아닌 학생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기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교육감이 서울지역학습진단센터를 출범시키는 것은 단순히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는 것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권리와 개성을 존중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수업 중, 학교 안, 학교 밖 3단계로 구축된 다중 학습안전망을 내실있게 운영해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 교육감은 헌법의 가치,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올바른 역사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역사교육은 다양한 역사자료를 기반으로 스스로 사고하고, 토론을 통해 균형잡힌 시각을 갖추며, 역사를 통해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실천역량을 갖추게 하는 세계시민형 역사교육을 지향한다"며 "올해 광복 80주년이 되는 해다. 보다 의미 있는 실천·체험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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