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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집중분석 20] KFX 사업 ‘진짜’ 문제와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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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10. 29. 07:13

한국형 전투기 4대 핵심 기술 '차기 전투기 FX' 절충교역으로 기술 이전 받으려고 했던 자체가 '문제의 화근'...기술·장비 국산화, 국책사업단 조속한 구성이 사업 성공의 열쇠...한국 항공산업·항공전력 '좌우'
[포토] 논의하는 김관진 안보실장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규현 외교안보수석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 실장은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4대 핵심 기술 국내 개발과 관련해 “상당 수준 기술 확보를 하고 있다”고 국산화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AESA 레이더는 우리 기술과 제3국 기술 협력으로 국내 개발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 이병화 기자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진짜 본질적 문제와 실체, 해법은 무엇일까?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10여 년이 지연된 ‘메이드 인 코리아’ 한국형 전투기 사업 염원이 또다시 갈팡질팡하고 있다.

일단 KFX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하는 지경까지 초기 사업의 방향을 잘못 잡고 실무적인 관리·감독·진행을 맡았던 실무자와 관리자는 어떤 식으로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당초 차세대 전투기(FX) 사업과 연계해 절충교역을 통해 KFX 개발에 들어가는 고가의 고난도 핵심 장비·기술을 이전 받으려고 했던 사업 방향 선정에서부터 지금의 KFX 사업의 사달이 생겼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세계 어떤 나라도 고가의 고난도 핵심 장비·기술을 절충교역을 통해 ‘거의 무상’에 가깝게 기술 이전을 해 주는 나라는 없다는 것이 방산업계의 정설이며 기본적인 상식에 가깝다.
한 항공전문가는 “사실상 기술 이전을 받기 힘든 상황에서 미국 정부에 거듭 기술을 요청하고, 개발 리스크를 줄이고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거의 직구매 형식에 가깝게 핵심 기술을 KFX에 붙이려고 했던 관계 당국과 업체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럼 현재 미국 정부가 기술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4개 핵심 기술과 이 기술들을 체계·통합하는 기술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앞으로 KFX 사업 성공의 중요한 관건 중에 하나다. 4개 핵심 기술과 장비는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재머(전자파 방해장비)다.

결국 4개 핵심 기술과 체계·통합 기술을 우리 손으로 국산화하는 방법 밖에 없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4개 핵심 기술과 관련해 “상당수준 기술 확보를 하고 있다”면서 “특히 AESA 레이다는 2021년에 항공기 탑제 시험이 시작된다. 나머지 3개 기술은 큰 문제가 없다”고 국산화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3개는 우리 기술로 가능하며 AESA 레이더는 우리 기술과 제3국 기술 협력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KFX 사업에 밝은 한 소식통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와 함께 다음달 10일을 전후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위사업청, 국방부 관계자들이 27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처럼 국산화가 가능한 실제 사례를 입증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보현 건국대 무기체계연구소장(64·교수)은 “대한민국은 왜 현장 엔지니어들의 말을 믿지 못하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레이더는 국내 개발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한국형 전투기를 만들면서 레이더를 국내 개발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납득하겠는가”라고 강하게 반문했다.

대한민국이 자동차와 항공기를 만드는 것 자체를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실 기술 불모지에서 자동차를 개발하고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반도체·휴대전화·무기·장비 등을 개발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의 강국이 된 대한민국이 어렵고 힘들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우리 손으로 항공기를 만들어야 미래 항공산업 발전과 항공전력 확보를 담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힘들고 어렵다면 KFX 사업 자체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하고 전투기도 그냥 쉽게 사오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KFX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 국산화와 함께 사업을 제대로 이끌고 나갈 ‘컨트롤타워’인 국책사업단을 하루 빨리 꾸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초기 개발비와 양산비, 향후 운용 유지비까지 30조원에 육박한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초대형 국책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총리실 산하에 국책사업단을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27일 박 대통령에게 KFX 개발 사업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방사청 직속으로 KFX 추진사업단을 구성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청장이 순수 ADD 연구원 출신으로 보기 드물게 국방과학기술에 대한 국산화 의지가 강하고 KFX 사업을 국가 중대 사업으로 잘 이끌어 가고 싶어도 현재의 인력과 조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적 여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잠잠해지면 또 다시 KFX 사업의 구조적 부실과 고질적인 병폐가 불거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현재 업체 주도의 KFX 사업에서 방사청의 인력과 전문성, 사업 의지를 갖고서는 업체 ‘논리’에 질질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범정부 차원의 대한민국 전문가와 연구기관, 방산업계가 다 참여하는 국책사업단을 하루 빨리 꾸려야 한다는 의견이 그동안 끊임없이 나왔었다.

항공전문가들과 공군 예비역 장성들은 “KFX 사업이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사업을 이끌어왔던 방사청과 업체의 인력, 전문성, 국산화 의지로는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계 전문가와 연구진, 대한민국 방산업체가 다 달라 붙는 국책사업단을 발족해야 한다”면서 “특히 대한민국 미래 항공산업 발전과 항공전력의 성패가 달려 있는 KFX 사업은 어느 특정 한 업체와 조직에만 맡겨 둬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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