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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법안 지연, 국민 앞에 얼굴 들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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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12. 07. 17:26

19대 정기국회 이틀 남겨 놓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전격 회동...노동개혁 5대 법안 연내 처리...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테러방지 법안 정기국회 내 처리 강력 당부
박 대통령, 여당 지도부에 법안 처리 당부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와 전격 회동을 통해 시급한 노동개혁 법안의 연내 처리, 경제활성화 법안과 테러방지법안의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를 당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시급한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테러방지 관련 법안이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내년에 국민을 대하면서 (4월 총선) 선거를 치러야 되는데 정말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면서 “(국회가) 도대체 뭘 했냐, 이렇게 국민들이 바라보지 않겠습니까”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19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이틀 남겨 놓은 이날 오후 여당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를 전격적으로 청와대로 불러 1시간 가까이 회동하면서 노동개혁 5대 법안의 연내 처리를 다시 한번 절박하게 당부했다. 또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테러방지 법안의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를 간곡히 요청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기국회 내내 애를 많이 쓰셨다. 힘든 과정에서 고생 많이 하셨는데 경제살리기도 사실은 항상 살릴 수 있는 게 아니라 골든타임이 있는데 그거를 놓쳐버리면 뭐 기를 쓰고 용을 써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이번 정기국회 때 여야가 처리를 하겠다고 약속한 게 여러 개 있다”면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일명 원샷법이라고 하는 기업활력제고법이라든가, 또 노동개혁법은 임시국회 때 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요, 맨날 일자리 걱정만 하면 뭐하냐 이거죠. 이게 통과가 되면 약 70만 개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고, 청년들이 학수고대 그 법이 통과될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법이 제출돼 가지고 오늘까지 1437일을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는 거예요”라며 국회를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고 맨날 일자리 걱정만 하는 거예요. 그래선 안 되지 않습니까. 통과를 시켜 놓고 그러면 자연히 일자리 생기게 돼 있으니까”라면서 “또 기업활력제고법이라는 것도 이번에 정기국회 때 통과 처리하기로 한 건데 지금 공급과잉으로 인해 한계기업들이 많이 생기고 수출도 안 되고 있고 이런 어려운 기업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자발적으로 기업들끼리 쉽고 빠르게 구조조정을 하고, 그것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법”이라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5대 입법과 관련해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약속한 노동개혁 5법도 사실은 우리 아들딸한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부모세대한테는 안정된 정년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라면서 “그래서 이것도 참 급합니다. 사실은 이것도 또 늦어지면 다 죽고 난 다음에 살린다고 할 수 있겠어요. 죽기 전에 치료도 하고 빨리빨리 살려놔야 한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테러방지법과 관련해 “테러가 날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그런 수법을 쓰고 있고, 이번에 14년 동안 이게 통과가 안 돼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기본적인 테러방지법조차도 없구나, 그러면 이게 전 세계에 알려진 거예요”라며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테러를 감행하기 만만한 나라가 됐습니까.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이 법이 빨리 처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 이것은 국민의 안전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겨야 되는 정치권, 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게 하루가 급합니다. 어디 예고하고 테러가 터지나요. 그러니까 정말 이것은 꼭 이번에 통과를 시켜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법안 처리의 시급성과 중대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마치 ‘전투복’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컨셉트의 짙은 빨간색 코트 차림으로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와 마주 앉아 때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때론 강한 어조로 기필코 국회 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22일 국정 협력을 당부하기 위한 여야 지도부와의 청와대 5자 회동 이후 보름 만에 다시 여당 지도부와 머리를 맞댔다. 박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 자리에서도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입법을 거듭 촉구하는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만약 경제활성화법이 정기국회 처리가 불발되고 노동개혁 법안 처리 논의가 지연돼 이들 법안이 올해를 넘길 경우 내년 4월 총선과 19대 국회 임기 만료 등의 정치 일정과 맞물려 이들 법안이 사실상 폐기 처분될 위기에 있다는 깊은 우려감을 갖고 있다.

경제활성화법안은 청년 실업 문제 해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국회 처리 통과를 강력 촉구해왔다. 노동개혁은 박근혜정부의 공공·노동·금융·교육 4대 구조 개혁의 핵심 과제라는 점에서 만일 이들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국정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기 4년차인 내년에 개혁의 성과를 차근차근 다져 나가기 위해서는 이들 핵심 법안 처리가 절박한 상황이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회동에 대해 “삼권분립에도 명백하게 위배되는 일”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날 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 제출해 정기국회 회기 다음날 1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임시국회 소집이 공고됐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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